은행이 속인 게 아닙니다. 적금 이자가 표면금리의 절반쯤으로 계산되는 건 구조 때문입니다. 그 구조를 공식과 표로 정리했습니다.
매달 100만 원씩 12개월, 연 4% 적금에 가입했다고 해봅시다. 총 1,200만 원을 넣었으니 4%면 48만 원쯤 되겠다고 계산하기 쉽습니다. 만기에 실제로 붙는 이자는 세전 26만 원, 세후 약 22만 원입니다. 총 납입액 대비로 환산하면 연 1.83%. 광고에 적힌 숫자의 절반도 안 됩니다.
은행이 속인 것은 아닙니다. 연 4%도 사실이고 26만 원도 사실입니다. 둘 다 맞을 수 있는 이유는 연 4%가 적용되는 대상이 1,200만 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적금은 예금과 구조가 다릅니다. 예금은 1,200만 원을 첫날 한 번에 맡기고 12개월을 통째로 둡니다. 적금은 매달 100만 원씩 나눠 넣습니다. 그러면 회차마다 돈이 은행에 머무는 기간이 전부 달라집니다.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넣자마자 만기입니다. 한 달치 이자만 붙습니다. 12회차 전체를 평균 내면 예치 기간은 6.5개월 — 1년이 아니라 반년 남짓입니다. 표면금리가 반토막 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월 100만 원씩 12회 납입(총 1,200만 원), 정액적립식 단리, 이자소득세 15.4% 적용 기준으로 전 구간을 계산했습니다.
| 표면금리 | 세전 이자 | 세후 이자 | 실효금리(세후) |
|---|---|---|---|
| 연 3.0% | 195,000원 | 164,970원 | 1.38% |
| 연 3.5% | 227,500원 | 192,465원 | 1.60% |
| 연 4.0% | 260,000원 | 219,960원 | 1.83% |
| 연 4.5% | 292,500원 | 247,455원 | 2.06% |
| 연 5.0% | 325,000원 | 274,950원 | 2.29% |
📌 실효금리 = 세후 이자 ÷ 총 납입액 1,200만 원. 위 공식으로 직접 산출.
표를 세로로 보면 규칙이 하나 보입니다. 표면금리가 얼마든 세전 실효금리는 정확히 표면의 54.2%이고, 거기서 세금 15.4%가 한 번 더 깎여 최종적으로는 약 45.8%가 됩니다. 연 5% 적금조차 총 납입액 기준으로는 연 2.29%짜리 상품입니다.
흔한 오해가 "기간을 늘리면 유리해진다"입니다. 이자 총액은 당연히 늘지만, 납입액 대비 비율은 오히려 나빠집니다.
| 납입 기간 | 계산식 (n+1)/(2n) | 표면 대비 실효 |
|---|---|---|
| 6개월 | 7 ÷ 12 | 58.3% |
| 12개월 | 13 ÷ 24 | 54.2% |
| 24개월 | 25 ÷ 48 | 52.1% |
| 36개월 | 37 ÷ 72 | 51.4% |
회차가 늘어날수록 "늦게 들어와 이자를 조금만 받는 돈"의 비중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 값은 아무리 기간을 늘려도 50%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고 50%에 한없이 가까워집니다.
이자소득에는 소득세 14% + 지방소득세 1.4% = 15.4%가 원천징수됩니다. 만기에 통장에 찍히는 금액은 이미 세금이 빠진 뒤의 숫자라, 별도로 신고할 일은 없지만 체감 수익률은 그만큼 더 낮아집니다.
연 4% 적금의 세전 이자 26만 원에서 40,040원이 세금으로 빠져 219,960원이 남습니다. 표면금리 4%가 최종적으로 1.83%가 되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적금은 나쁜 상품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이미 1,200만 원이 있다면 예금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같은 돈, 같은 금리 4%로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 구분 | 세후 이자 | 실효금리(세후) |
|---|---|---|
| 예금 — 1,200만 원 12개월 예치 | 406,080원 | 3.38% |
| 적금 — 월 100만 원 12회 납입 | 219,960원 | 1.83% |
📌 둘 다 연 4%·단리·이자소득세 15.4% 동일 조건. 차이는 오직 '돈이 은행에 머문 기간'.
그런데 적금에 가입하는 사람 대부분은 1,200만 원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적금은 목돈을 굴리는 상품이 아니라 목돈을 만드는 상품입니다. 올바른 비교 대상은 예금이 아니라 "매달 100만 원을 그냥 입출금 통장에 두는 것"이고, 그쪽과 비교하면 적금은 명백히 이득입니다.
고금리 특판의 상당수는 기본금리가 2%대이고 나머지가 우대금리입니다. 급여이체·카드실적·마케팅 동의·첫 거래 같은 조건을 전부 채워야 최고금리가 나옵니다. 조건을 못 채우면 기본금리만 적용되고, 거기에 다시 54.2%가 곱해집니다.
대부분의 정기적금은 단리입니다. 월복리 상품은 이름에 '복리'가 붙어 있고, 같은 표면금리라면 만기 이자가 조금 더 큽니다. 다만 1년짜리에서는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만기가 지나도 돈을 그대로 두면 약정금리가 아니라 만기 후 금리가 적용됩니다. 보통 0.1~0.2% 수준으로 뚝 떨어집니다. 만기일에 바로 옮기는 것이 실질 수익률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줍니다.
적금 실효금리는 항상 표면금리의 54.2%인가요?
12개월 정액적립식일 때 그렇습니다. 기간이 달라지면 비율도 달라집니다. 6개월이면 58.3%, 24개월이면 52.1%, 36개월이면 51.4%로, 기간이 길어질수록 50%에 가까워집니다. 매달 같은 금액을 넣는 정액적립식·단리 기준입니다.
그럼 은행은 왜 실효금리로 표시하지 않나요?
적금의 연 4%는 '각 회차 납입금에 연 4%를 적용한다'는 뜻으로 표기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비자는 총 납입액 기준으로 받아들이기 쉬워 체감 차이가 생깁니다. 표시 방식이 아니라 예치 기간 구조에서 오는 차이입니다.
적금보다 예금이 항상 유리한가요?
이미 목돈이 있다면 예금이 유리합니다. 같은 1,200만 원이라도 예금은 12개월 전부 이자가 붙지만 적금은 평균 6.5개월분만 붙기 때문입니다. 다만 목돈이 없어 매달 모으는 상황이라면 애초에 예금은 선택지가 아니므로, 적금의 비교 대상은 예금이 아니라 '모으지 않는 것'입니다.
작성: 생활계산기 편집팀 · 최종 업데이트: 2026년 8월 12일
확인한 자료: 이자소득세율 = 소득세 14% + 지방소득세 1.4%(소득세법·지방세법) · 이자 계산은 정액적립식·단리 기준으로 직접 산출
본 글의 계산은 정액적립식 단리 적금을 전제로 한 일반적인 설명이며, 실제 수령액은 상품별 이자 지급 방식·우대금리 충족 여부·과세 유형에 따라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