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한국은 왜 BMI 25부터 비만일까

WHO 기준으로는 정상인데 한국 기준으로는 과체중. 기준이 두 개인 게 아니라, 같은 숫자가 인종에 따라 다른 위험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BMI 24, 나라를 건너면 판정이 바뀐다

키 170cm에 체중 70kg이면 BMI는 24.2입니다. 이 숫자를 두고 WHO 기준은 "정상"이라고 하고, 대한비만학회 기준은 "비만 전단계(과체중)"라고 합니다. 같은 몸인데 판정이 갈립니다.

둘 중 하나가 틀린 게 아닙니다. BMI라는 숫자 자체는 동일하게 계산되지만, 그 숫자가 뜻하는 건강 위험의 크기가 인종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두 기준을 나란히 놓으면

BMI 범위WHO(국제) 기준대한비만학회 기준
18.5 미만저체중저체중
18.5 ~ 22.9정상정상
23.0 ~ 24.9정상비만 전단계(과체중)
25.0 ~ 29.9과체중1단계 비만
30.0 ~ 34.9비만 1단계2단계 비만
35.0 이상고도 비만3단계 비만

📌 WHO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준도 대한비만학회와 동일하게 23 이상 과체중, 25 이상 비만을 적용합니다.

차이는 정확히 5입니다. WHO가 비만이라 부르는 선(30)에서 5를 빼면 한국의 비만 기준(25)이 되고, 과체중 선(25)에서 2를 빼면 한국의 과체중 기준(23)이 됩니다.

왜 낮춰 잡았나 — 세 가지 이유

1. 같은 BMI에서 체지방률이 더 높다

아시아인은 서양인과 같은 BMI일 때 체지방률이 약 3~5%포인트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일 뿐 지방과 근육을 구분하지 못하므로, 같은 24라도 아시아인 쪽이 지방을 더 많이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2. 지방이 붙는 위치가 다르다

더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위치입니다. 아시아인은 내장지방 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피부 아래 붙는 피하지방과 달리 내장지방은 간·췌장 등 장기 주변에 쌓여 인슐린 저항성과 염증에 직접 관여합니다. 겉보기에 날씬해도 대사적으로는 위험한 이른바 '마른 비만'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3. 동반질환이 더 낮은 BMI에서 올라간다

기준선을 정하는 실제 근거는 통계입니다.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같은 비만 동반질환의 발생 위험이 의미 있게 상승하기 시작하는 지점이 BMI 25 부근이라는 관찰이 축적됐고, 대한비만학회는 이를 근거로 25를 비만 진단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서양인 집단에서는 이 변곡점이 30 근처에 나타납니다.

💡 정리하면, 한국 기준이 더 엄격한 게 아니라 같은 위험 수준에 해당하는 숫자가 더 낮은 것입니다. 목표를 높게 잡은 게 아니라 같은 목표를 다른 눈금으로 표시한 셈입니다.

키별로 어디서 선이 갈리는가 — 직접 계산한 표

추상적인 숫자를 체중으로 바꿔 보면 차이가 실감납니다. BMI 23과 25에 해당하는 체중을 키별로 계산했습니다.

정상 상한 (BMI 22.9)비만 시작 (BMI 25)WHO 비만 (BMI 30)
155cm55.0kg60.1kg72.1kg
160cm58.6kg64.0kg76.8kg
165cm62.3kg68.1kg81.7kg
170cm66.2kg72.3kg86.7kg
175cm70.1kg76.6kg91.9kg
180cm74.2kg81.0kg97.2kg

📌 체중 = BMI × 키(m)². 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직접 산출.

키 170cm를 보면 한국 기준으로는 72.3kg부터 비만이지만 WHO 기준으로는 86.7kg부터입니다. 14kg 차이입니다. 해외 자료를 그대로 읽다가 "나는 아직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쉬운 구간이 정확히 이 사이입니다.

BMI 하나로는 부족하다 — 허리둘레를 같이 보라

BMI의 가장 큰 약점은 지방과 근육을 구분하지 못하고, 지방이 어디에 붙었는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앞서 본 내장지방 문제를 BMI는 잡아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실제 진료에서는 허리둘레를 함께 봅니다. 복부비만 기준은 남성 90cm, 여성 85cm 이상입니다.

⚠️ 허리둘레는 배꼽 높이에서 숨을 내쉰 상태로, 줄자를 조이지 않고 잽니다. 바지 치수와는 다릅니다. 바지는 골반뼈 아래에서 재는 경우가 많아 실제보다 작게 나옵니다.

어린이·청소년, 노인은 기준이 또 다르다

성장기에는 성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만 2~18세는 성별·나이별 소아청소년 성장도표의 백분위수를 사용합니다. 85백분위수 이상이면 과체중, 95백분위수 이상이면 비만으로 봅니다.

노인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줄고 지방이 느는데 BMI는 이 변화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저체중이 근감소증·낙상·사망 위험과 연결되는 경우가 있어, 젊은 성인과 같은 잣대로 낮은 BMI를 목표로 삼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결국 BMI는 어떻게 쓰면 되나

BMI는 선별 도구입니다. 인구 집단에서 관리가 필요한 사람을 빠르게 골라내는 데 강하고, 개인의 건강 상태를 확정하는 데는 약합니다.

  1. 한국에 사는 한국인이라면 23과 25를 기준선으로 기억합니다.
  2. BMI가 23을 넘으면 허리둘레를 함께 잽니다.
  3. 둘 다 걸리면 혈압·공복혈당·지질 수치를 확인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숫자가 아니라 검사 결과의 영역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WHO 기준으로는 정상인데 한국 기준으로는 과체중입니다. 어느 쪽을 따라야 하나요?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이라면 대한비만학회 기준이 더 적합합니다. 같은 BMI에서 아시아인의 체지방률이 더 높고 대사질환 위험이 더 낮은 BMI부터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해 만들어진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BMI 23이면 이미 문제가 있는 건가요?

질병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대한비만학회에서 BMI 23~24.9는 '비만 전단계(과체중)'로, 관리를 시작할 시점이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실제 위험도는 허리둘레, 혈압, 혈당, 지질 수치를 함께 봐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근육이 많아도 BMI가 높게 나오는데 의미가 있나요?

BMI는 체중과 키만 쓰기 때문에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실제보다 높게 나옵니다. 운동선수나 근력운동을 오래 한 경우 BMI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허리둘레나 체성분 측정을 함께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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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생활계산기 편집팀 · 최종 업데이트: 2026년 8월 12일

확인한 자료: 대한비만학회 비만 진료지침(비만 전단계 BMI 23 이상, 비만 25 이상) · WHO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준 · 복부비만 허리둘레 기준 남성 90cm·여성 85cm

BMI는 선별 지표이며 진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체중과 건강에 관한 판단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